11월 2일. 순천만 습지에 갔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았다.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맨발 걷기를 하기도 하고. 들떠 보였다. 우리는 걸었다.
돌멩이처럼 웅크려 쉬고 있는 흰뺨검둥오리들 사이로 누군가 보였다. 노랑부리저어새였다. 부리로 바닥을 끊임없이 휘저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이리저리 휙휙. 아주 집중해서.
걸을수록 어떤 소리가 들렸다. 끼룩끼룩- 끼릭끼릭- 끼긱끼긱-그 소리는 계속 들렸다. <끼릭 끼룩 << 점점 커졌다.
탐조대에 도착했다. 쌍안경으로 오리들을 볼 때도 그 소리가 머리 위를 맴돌았다. 누굴까 대체.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봤다. 큰 새들이 아주 높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여러무리가 합쳐졌다 나뉘어졌다 모양을 만들었다 뭉갰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을 그 패턴을 바라보았다. 목이 아팠다. 하필 이럴 때 녹음기를 두고 오다니. 끼릭 끼룩. 흑두루미를 처음 만난 날.